한국 플로리스트 과정 7기 최 지 은 (Choi Ji Eun)
올해 1월부터 한국 플로리스트 7기를 준비하고 있는 최지은 입니다.
후기게시판엔 왠지 완전히 졸업생의 신분으로 후기를 남겨야 될 것 같아 여지껏 작성을 미루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어렵게 지나왔던 1,2단계를 포기 않고 열심히 밟아오고 계시는 후배님들을 위해서 지금까지 만의
후기라도 적어보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작성합니다.
뭐, 졸업하고서 (필요하시다면) 3단계 과정을 지나온 후기를 또 한번 적으면 되니까요 : )
저는 24살에 지방에서 문현선 플로리스트 아카데미를 다니려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결정을 하게 된 건 23살 봄쯤이었는데
그땐 돈이 없어서 학원에 전화해서 비용관련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고 1년정도 돈을 모으고 시작하는 게 좋을 거란
말씀에, 그때부터 정확히 딱 1년동안 목표한 돈을 모아서 올라왔습니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게 그 돈을 모은다고 일년 동안 주 6일을 9시간씩 일하고 가끔은 근무타임이
새벽2시가 넘어 마쳐도 집에 가는 길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네요.
꿈이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을 태어나서 처음 체감해본 때였어요.
그리고 ‘나도 의지가 강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도 그때 처음 해 봤구요.
항상 일을 하면서 지칠 땐, 문현선 선생님 컬럼을 읽으며 일년 후에 마주하게 될 직업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도 모으고,
학원생분들의 작품들을 눈에 익히고, 학원 강의실의 내부사진들을 휴대폰 화면으로 저장해두면서까지 열정을 키웠었습니다.
(어찌보면 그때의 목표는 멋진 플로리스트라기보다 일단 학원에 입학하는 게 가장 우선순위였던 것 같네요 :-) )
그렇게 매일같이 선생님의 수 많은 컬럼들을 읽으며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가며 목표치
돈을 모아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조금 웃길 수도 있지만 수업 첫 날 학원에 들어가기 전,
저는 사진으로만 보던 장소에 있단 사실이 너무 떨려서 계단에서 마음을 여러 번 가다듬고 들어간 기억이 납니다.
무튼 그렇게 긴장하며 그리고 설레하며 시작한 게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1단계, 2단계를 돌아보자면, 제 스스로에게 한계를 많이 느꼈었던 것 같습니다.
한다고는 하는데 통과되는 과제는 없고 아무리 재검사 10번 받을 것을 각오했어도 4-5번정도 불통 될 때에는
꽤나 지치더라구요.
나는 소질이 많이 없구나 싶기도 하고 마음같이 움직여주지 않는 몸 때문에 슬퍼지기도 했구요.
제 자신의 나태함과 게으름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게 조금은 벅찼습니다.
그럴 때마다 했던 생각은 직업 교육이란 건 당연히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야 하는 거고 진지하게 임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가벼울 수도 쉬울 수도 없는 거라며,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1,2 단계들을 지나와보니 그 힘들었던 시간들은 정말 필요했던 시간들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 시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더 강해진 것 같고 힘들었던 만큼 성장한 것 같거든요.
솔직히 배우고 익힌다는 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지만
지금 이렇게 문현선 아카데미에서 모든걸 심층적으로 익히고 습득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문현선 선생님의 수업은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1% 플로리스트 수업’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우리 학생들이 플로리스트로서의 자립적인 실력향상이 가능하도록 지도해주시거든요.
가끔 남들은 왜 그렇게 어려운 길로 가냐고 묻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어렵고 힘들긴 하지만 그래서 더 정확한 길이라고 대답합니다.
힘들어도 쓸데없이 힘들기만 한 일이 아니고 제가 앞으로 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때 큰 도움이 될 힘듦이란 게
배우면서도 느껴지거든요
저는 단지 취미를 가지기 위해서 이렇게 힘들게 배우고 있는 게 아니니깐요!
그리고 이건 누가 강요한 게 아닌 제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니까요 ! : )
앞으로 남은 한국 플로리스트 과정 1년을 생각하면 또 얼마나 어려울까 싶기도 하고 ,
정신적,육체적,금전적으로 얼마나 또 힘들까 싶지만,
제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기에 배움으로써 커져가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배우려고 합니다.
전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지방에서 올라오는 게 무모한 일이고 그 전까진 한번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일이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이 꽤나 컸었는지 결국은 올라와서 벌써 3단계를 밟고 있구요.
그리고 혹시 경제적 상황 때문에 시작을 망설이시는 분들이라면,‘돈 때문에’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진 말라고
말씀해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말씀을 빌리자면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있는 거라
잔고가 0일 때도 있고 100만원 일 때도 있고 1000만원이 있을 때도 있다 구요.
돈이 없는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게 아니니까 나중에 돈이 많아졌을 때 ‘그때 어떻게든 해볼걸’ 하는 마음이 들지 않게
일단 뛰어 드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여전히 금전적인 문제는 크지만 아니 앞으로 1년간은 계속 될 것 같지만,
이 상황이 평생 지속될 게 아니란 걸 전 너무 잘 알기에 딱 1년만 더 버텨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 !
돈 때문에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하잖아요.
적다 보니 저도 모르게 하고 싶었던 얘기가 많았는지.. 많이 길어졌네요 :-)
아무쪼록 제 후기가 많은 분들에게 공감이 되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힘이 생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의 힘은 꽤 크니까요.
그럼 다들 파이팅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2017. 1. 25
최 지은